마라케시 제마엘프나 재래시장 (모로코)
글쓴이 : 최창희 날 짜 : 08-04-19 06:38 조회 : 1605

모로코의 이국적인 정취를 잘 드러내는 내표적인 도시는 단연코 마라케시다. 눈 덮인 아틀란스 산맥 아래 자리 잡은 이 도시는 지난 천 년간의 유원한 역사와 자랑스런 문화의 맥을 담고 있다. 모로코를 대표하는 코스모폴리탄인 카사블랑카보다 더 아프리카다운 색채가 짙고, 모로코의 수도 리바트보다 더 모로코다운 예술미가 풍부한 도시이다. 마라케시는 오랫동안 사하라의 대상들이 넘나들던 상업 중심지요, 유럽과 아프리카를 잇는 주요한 무역거점이었을 뿐만 아니라 이 지역의 문화, 예술의 색채가 강렬한 도시다. 16세기 이후부터 이곳에서 마들어진 각종 이채로운 물건들이 대서양 연안을 출항하는 모로코 상선에 실려 유럽으로 나갔다.

 이국적인, 너무나 이국적인 제마 엘 프나 재래시장

오늘날 이러한 마라케시의 도시 위상을 말해 주는 곳이 바로 제마 엘 프나 광장의 재래시장이다. 마라케시 옛 시가 중심부에 자리한 제마 엘 프나 광장은 아마도 하늘 아래 펼쳐진 광장 가운데 가장 풍광이 색다른 곳일 것이다. 제마 엘 프나 광장을 방문하기 가장 좋은 때는 늦은 오후나 해질 무렵이다. 이때부터 광장 중앙에는 거리 악사와 비단뱀, 원숭이, 곡예사, 점쟁이, 댄서 등이 사람 냄새 풍기는 놀이판을 벌인다. 이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성대한 먹을 거리 시장이 펼쳐지는데  이러한 진풍경은 이미 오랫동안 모로코의 명물이 되어 왔다. 양고기 석쇠구이를 비롯한 향신료가 첨가된 모로코의 전통음식을 선보이는 이곳으로 세계 각국에서 모인 여행자들은 모로코만의 독특한 미각여행을 떠나기 위해 몰려온다.

 제마 엘 광장의 가장 큰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단연코 '수크'로 불리는 재래시장이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북아프리카 상인들이 북적거렸을 법한 제마 엘 프나 시장으로 들어서면 어디선가 과거에서 흘러 나왔을 법한 매케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광장의 다양한 풍물만큼 삶의 에너지가 넘쳐흐르는 이곳에는 전통 공예품이 넘쳐난다. 시장 안의 골목길은 마치 미로같아 안내자를 구해 먼저 시장안을 둘러보거나 네비게이션이 될만한 이정표룰 머릿속에 세우고 다니는 것이 좋다.

 아티잔들의 물건 만드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이 이 시장 구경의 가장 큰 재미. 가끔은 너무나 많은 쇼핑 리스트때문에 눈이 휘둥그레지기도 하고 갈까 말까 주저하게 된다. 또한 가끔은 일부 장사꾼들이 물건을 사라고 조르는 통에 괴롭기까지 하다. 더욱이 민트티를 한잔 대접받게 되면 물건을 사지 않고 자리를 뜨기란 쉽지 않을 때도 있다. 그 때문에 살 물건을 마음속에 정하기 전에는 이러한 환대를 살며시 피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은 세공품과 가죽 제품으로 유명한 모로코의 다양한 쇼핑 아이템

모로코의 다양한 쇼핑 아이템으로는 정교한 문양이 돋보이는 도자기류, 은세공 액세서리, 우아한 목조 공예품이 있다. 사실 이러한 물건은 오늘날 대부분 관광객들의 수요에 초점이 맞춰 있지만 사실 그 뿌리속에는 일상에서 사용하던 용품에서 찾을수 있다. 이 밖에 염직물과 직조물 같은 이슬람 문화의 예술 색채를 담고 있으면서도 다른 이슬람나라에서는 찾아볼수 없는 독특함이 배어 있다. 가죽으로 만든 패셔너블한 슬리퍼와 가방, 핸드백 등도 외국 여성들이 많이 찾는 물건들이다. 정교하고 거대한 장식물 중에는 모로코 전통 모자이크 무늬로 장식된 가든용 분수대 등 수천만원 대를 호가하는 물건들도 있다.

 시장 입구에는 직물가게와 천 가게가 갈게 늘어서 있다. 더 깊숙이 들어거면 카펫과 양가죽으로 만든 각종 피혁제품을 파는 가게가 나온다. 여기를 지나 약제상이 들어선 가게 골목에 들어서면 약재로 쓰이는 이구아나 등 파충류, 양서류, 조류 등이 마치 애완용품 진열대를 방불케 할 정도로 늘어서 있다. 각종 향신료와 식료품 따위를 파는 상점은 염직물을 파는 모퉁이에 들어서기 전에 나온다. 모두 일상용품을 만들어온 장인 정신이 빛나는 곳들이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들어서면 금은보석 가게들과 가죽 슬리퍼와 피혁 제품을 파는 가게가 나타난다.

 모로코의 은 세공품은 예부터 주변 나라들의 왕실에서 탐냈을 정도로 세련되고 정교하며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다양한 아이템과 다양한 빛깔을 지닌 가죽 제품 역시 패션과 트랜드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요구와 맞아 떨어진다. 시장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보면 서너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